
흙과 불의 예술, 도자기. 수천 년 이어온 이 전통 예술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작가가 있어요. 조영학 도예가는 옛 기법을 고집하면서도 LED와 동판 같은 현대 재료를 과감히 섞어내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어요. "오래된 미래"라는 철학으로 잊혀가는 가치를 되살리는 그의 작품,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게요.
조영학 도예가 소개 및 예술적 철학
조영학 작가는 전통 도자기법과 현대 재료를 자연스럽게 엮어내는 세라믹 아티스트예요. 그의 작업실에서는 물레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LED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오래된 미래"라는 말, 처음엔 좀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조영학 작가에게 이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에요. 과거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라 잊혀진 가치를 현재에 되살려 새로운 미래를 만들자는 거예요. 기계를 쓰면 빠르고 편하겠지만, 그는 일부러 손으로 흙을 빚어요. 그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한 떨림, 불규칙한 질감이 바로 인간만이 만들 수 있는 예술이라고 믿거든요.
현대도예의 영역을 넓히는 것도 그의 중요한 목표예요. 도자기는 그릇이나 장식품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는 생각이죠. 설치미술로, 공간 예술로 확장하면서 조영학 도예의 가능성을 계속 실험하고 있어요.
학력 및 예술적 기초 형성

탄탄한 기초 없이는 실험도 어려운 법이죠. 조영학 작가는 경희대학교 도예학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모두 마쳤어요. 국내에서 도자예술의 기본기를 다진 후, 중국 경덕진 도자대학교 대학원으로 건너갔어요.
경덕진이라고 하면 도자기의 성지 같은 곳이죠. 천 년 넘게 최고급 도자기를 만들어온 그곳에서 연구생 과정을 수료하며 동양 전통 도자의 정수를 배웠어요. 옛 기법을 직접 보고 익히면서 현대적 감각도 함께 키웠죠.
2011년에 쓴 석사 논문도 흥미로워요. "원태형의 반복 구성에 의한 도자설치작품 연구"라는 제목인데, 이미 이때부터 단순히 도자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공간을 채우는 설치작품에 관심이 많았던 거예요. 이 논문이 지금 그의 작품 스타일을 만드는 밑바탕이 됐다고 볼 수 있어요.
전통과 현대의 융합 방식

조영학 도예의 가장 큰 특징은 뭘까요? 바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을 한데 모으는 거예요. 흙과 동판, 도자기와 유리, 전통 항아리와 LED 조명. 처음 들으면 "이게 되나?" 싶지만, 그의 손을 거치면 놀랍게도 조화를 이뤄요.
성형 기법도 다양해요. 흙가래, 영어로는 코일링이라고 하는 방식은 흙을 길게 늘려 돌돌 말아 올리는 고대 기법이에요. 물레 성형법은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빙글빙글 도는 방식이고요. 두 가지를 번갈아 쓰면서 작품마다 다른 질감을 만들어내요.
| 재료/기법 |
전통 요소 |
현대 요소 |
| 재료 |
도자 흙, 전통 유약 |
동판, 유리, LED |
| 성형 |
흙가래(코일링), 물레 |
현대적 형태 재해석 |
| 색감 |
전통 발색 |
부식·착색 기법 |
| 소성 |
1265도 산화·환원 |
다양한 온도 실험 |
동판 조각에 부식과 착색을 더하면 시간의 흔적 같은 느낌이 나요. 1265도의 높은 온도로 굽는 산화 및 환원 소성은 색감을 더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주죠. 이렇게 전통과 현대를 오가며 조영학 작가만의 독특한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주요 전시 및 대표작
2013년 서울 역삼동 갤러리 엘르에서 열린 "오래된 미래" 개인전은 조영학 도예 세계를 제대로 보여준 전시였어요. 전시장 가득 채워진 도자유닛 설치 작품은 현대인의 반복되는 일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죠. 똑같은 형태의 도자기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모습이 묘하게 우리 삶을 닮았더라고요.
"달항아리" 연작도 빼놓을 수 없어요. 조선시대 달항아리의 둥글고 순수한 형태를 가져오되, 표면 처리나 색감은 완전히 현대적으로 바꿨어요. 전통적인 듯 새롭고, 익숙한 듯 낯선 느낌이 매력적이에요.
2010년 A&D갤러리에서 연 개인전의 제목은 "和而不同 同而不和"였어요. "조화로우나 같지 않고, 같으나 조화롭지 않다"는 뜻인데, 뭔가 철학적이죠? 이 전시에서도 전통과 현대, 개별성과 집단성 사이의 긴장감을 작품으로 풀어냈어요.
작품의 주제 및 의미 해석
조영학 작가의 작품을 보면 현대인의 삶이 보여요. 우리는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이잖아요. 출퇴근 시간, 주말 패턴, SNS 루틴까지. 그의 작품 속 도자기 유닛들이 각자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같은 공간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이 바로 우리 모습이에요.
울타리라는 상징도 자주 등장해요.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개성을 포기하고 협동하며 살아가죠. 나쁜 건 아니지만 가끔은 답답하기도 하고요. 조영학 도예는 이런 현대사회의 구조를 작품으로 보여주면서 질문을 던져요. "우리 이대로 괜찮은 걸까?"
단절된 인간관계의 회복도 중요한 주제예요.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옆 사람은 못 보는 요즘, 작가는 도자기라는 따뜻한 매체로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고 싶어 해요. 작품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으로 반복과 한계를 강조하면서도, 그 안에서 치유의 가능성을 찾으려는 거죠.
수상 경력 및 사회적 인정
실력을 인정받는 건 중요하죠. 조영학 작가는 2008년 대한민국 문화관광상품대전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니 꽤 큰 상이에요. 수상작인 "수직 그리고 수평"은 전통 분청사기를 현대적 이미지로 재구성한 식기세트였어요.
전남공예품 대전에서도 대상을 차지했고, 각종 공모전에서 금상, 동상, 입상을 20여 회나 했어요. 숫자로만 봐도 대단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전통과 현대를 잇는 그의 시도가 예술계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는 거예요.
분청사기를 현대 식기로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했어요.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전통 기법을 일상에서 쓸 수 있는 그릇으로 바꾼 거니까요. 이게 바로 조영학 도예가 추구하는 "오래된 미래"의 실천이 아닐까요?
창작 과정의 철학적 의미

왜 굳이 기계를 안 쓸까요? 빠르고 정확한데 말이죠. 조영학 작가는 현대사회의 획일성과 복잡함에 저항하고 싶었대요. 기계로 만든 그릇은 다 똑같아요. 완벽하지만 재미없죠. 손으로 빚으면 하나하나 미묘하게 달라요. 그 차이가 바로 인간성이고 창의성이에요.
"오래된 미래"는 단순히 옛날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에요. 과거의 좋은 점을 가져와 미래를 만들자는 거예요. 느리지만 정성스러운 수공예 방식이 빠르고 차가운 현대 문명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거죠.
작가 자신의 경험도 작품에 녹아들어요.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지만 그의 손을 거쳐 창조적으로 재해석되면서 관객과 소통하게 돼요. 조영학 도예를 보면서 "아, 나도 저런 적 있는데" 하고 공감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어요. 인간적 가치를 회복하려는 그의 노력이 작품 하나하나에 담겨 있거든요.
조영학 도예가 작품세계의 의미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조영학 작가의 여정을 함께 따라왔어요. 흙을 빚는 그의 손에서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이야기가 태어나고 있어요. "오래된 미래"라는 철학은 단순히 도자예술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우리 삶 전체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죠. 느리지만 정성스럽게,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작품세계를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