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7일, MBC 본관 앞에는 오랜만에 환한 웃음이 번졌습니다. 최승호 전 뉴스타파 PD가 MBC 제34대 사장으로 선임되며 새로운 시대가 열린 거죠. 5년 반 전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회사를 떠나야 했던 그가, 이번엔 최고 책임자로 돌아온 겁니다.
취임식에서 최승호 사장은 "MBC를 제대로 된 공영방송으로 만든 후 다시 뉴스타파로 돌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한 포부가 아니라 각오에 가까웠죠.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언론 장악으로 얼룩진 9년의 역사를 청산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그의 복귀는 공영방송 종사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였습니다. 권력에 맞서 싸우다 해고당한 사람이 결국 사장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언론의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으니까요.
최승호 사장의 첫 업무는 상징적이었습니다. 취임 다음 날인 12월 8일, 그는 김연국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과 함께 '해고자 복직 노사 공동선언'을 발표했죠. 2012년 파업으로 해고됐던 강지웅, 박성제, 박성호, 이용마, 정영하 그리고 최승호 본인까지 6명 전원의 해고를 무효화했습니다.
당시 이들의 해고무효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습니다. 1심과 2심에서 "공정방송 목적의 파업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MBC가 끝까지 상고를 고집했거든요. 최승호 사장은 취임 첫날 상고 취하를 지시하며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인사 개편도 단행됐습니다. 2012년 파업에 참여했다 불이익을 받았던 한정우 기자가 신임 보도국장에 임명됐고, <뉴스데스크>의 배현진·이상현 앵커는 교체됐죠. <뉴스데스크>는 과거 보도를 반성하는 의미로 간판을 내리고 당분간 | 조사 항목 | MBC 지지율 | 비고 |
|---|---|---|
|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 22% | 3년 연속 1위 |
| 가장 신뢰하는 방송매체 | 32.4% | 2025년 기준 |
개혁의 이상은 높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최승호 사장 취임 6개월 만에 MBC는 역대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2018년 5월 <뉴스데스크> 평균 시청률은 3.92%로, 전년 동기 6.23%에 비해 급락했죠.
시청률 하락은 곧 광고 수익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MBC는 1,2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9년 1월에는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33%나 떨어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 2월에는 <뉴스데스크> 광고 판매율이 사흘 연속 0%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죠.
최승호 사장은 '2049 시청률' 제고를 생존 전략으로 내세웠습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 라인업과 중간광고 도입을 추진했지만, 유튜브와 OTT 플랫폼이 대세가 된 미디어 환경에서 돌파구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공영방송의 가치와 경영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2018년 1월 19일, 'MBC 정상화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방송 독립성 침해와 부당 업무 지시를 규명하겠다며 262명을 조사하고 12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죠. 과거 청산의 이름으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사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언론노조 주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들이 주요 조사 대상이 되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됐죠. 조사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불응하면 대기 발령 조치가 내려지는 등 강압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2025년 1월 9일, 최승호 전 사장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2017년 파업에 불참한 제3노조 조합원들을 기존 취재 업무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판단했죠. 개혁이라는 명분이 또 다른 갈등을 낳은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습니다. 내부 구성원 간의 골은 깊어졌고, 이는 개혁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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